친구도 '두바이 초콜릿' 되게 오랜만에 듣지 않아? 한때 진짜 SNS를 도배했었는데 금세 사라져 버렸지. 요즘은 경기가 안 좋으니까 오히려 절약하는 게 유행이 되어버려서 비싼 두바이 초콜릿의 시대가 금방 가버린 것 같기도 해.

나는 막상 유행할 땐 친구가 줘서 딱 한 번 먹어봤었거든. 근데 최근에 빽다방에서 한정판으로 판매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갑자기 너무 먹고 싶어지는 거야.

그래서 버스까지 타고 가서 사 가지고 왔어😂 하나에 만 육천 원인데, 손바닥만 하고 두툼해. 비싼 건 여전하지만 먹어보니까 달고 바삭하니 만족스러웠어. 물론 굉장히 진한 단맛 때문에 한 번에 한 조각밖에 못 먹긴 했지만.

생각보다 물량이 없는지 안 파는 곳도 많더라고. 혹시 사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빽다방 홈페이지에서 판매 매장 확인하고 꼭꼭 미리 전화해 봐. 나도 다섯 군데 전화했다가 겨우 재고 있는 곳 찾아서 버스 타고 갔다 온 거였거든!

친구는 졸업식 때 어떤 노래를 들었어? 나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졸업식 노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를 들었던 기억이 나. 그 당시에도 클래식한 노래였지. 그리고 다른 졸업식에 놀러 갔을 때는 '이젠 안녕'을 들었던 정도? 그 외에는 딱히 기억에 남는 졸업식 노래는 없었어. (지금 이 글을 쓰다가 찾아보니까 꽤 있긴 하더라)

그런데 지난달 내가 구독 중인 뉴스레터에서 요즘 학생들의 졸업식 노래로 떠오르는 곡을 소개했는데 들어보니까 꽤 괜찮아서 바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지. 좀처럼 바뀌는 일이 없는 내 플레이리스트에 오랜만에 들어온 곡이라 같이 듣고 싶어서 가져와 봤어.

역시 졸업 관련 노래는 항상 약간의 아련함이 있어. 막상 졸업하는 학생들은 그 감정을 정확히는 모를 텐데 말이야. 나도 그랬거든. 그래서 이 노래의 가사도 아주 오래전 청춘을 떠나보낸 사람이, 지금 청춘을 지나는 사람에게 해주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잔잔하고 분위기 있어서 겨울과 잘 어울리니까 계절이 지나기 전에 들어보길 추천해!

설에 봤던 영화 중에 하나 더 소개하고 싶었던 영화가 바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어. 대한민국에서 학교생활을 한 90년대생이면 대부분 학교 음악 시간에 한 번쯤을 봤을 영화이자, 내용은 몰라도 피아노 배틀만은 기억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사실 나는 학교에서 틀어주기 전에 이미 봤었고, 스토리와 서사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꽤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라 기억에 오래 남아있었어. 그런데 이번에 리메이크를 한다길래 보러 가야겠다 싶었지. 이미 아는 내용이라서 임팩트는 확실히 떨어졌지만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바뀐 설정 덕분에 괜찮은 리메이크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 주인공들을 고등학생이 아닌 대학생으로 설정한 것,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 아무래도 피아노 배틀 같은 특이한 설정이 녹아들기에는 더 잘 어울렸거든. 근데 생각보다 배틀 장면 임팩트는 떨어져서 아쉬웠어.

여자주인공의 천식 설정을 뺀 건 좋았어. 원작에서는 남자주인공을 그리워하고 주변의 시선을 힘들어하다가 결국 천식이 심해져서 일찍 죽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 이 설정이 지금 보기에는 촌스러운 느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남자주인공이 자신의 모든 걸 버리고 여자주인공이 있는 과거로 가는 이유가 '여자주인공이 다시 미래로 오려다가 공사 중인 건물에서 죽는 걸 막기 위해서' 에 집중되면서 훨씬 설득력 있게 느껴졌어.

그리고 원작의 남자주인공 아버지보다 리메이크판의 아버지가 훨씬 개그 코드도 확실하고 좋았어. 별로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캐릭터는 잘 만들고 잘 살렸다고 생각해.

다만 어릴 때는 마냥 로맨틱한 엔딩이라고 생각했거든? 물론 가족을 떠나는 건 슬프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갔고 결국 만나서 함께하게 되는 해피엔딩이니까.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까 '시간여행을 하면 처음으로 마주친 사람의 눈에만 그 사람이 보인다'라는 설정이 되게 걸리는 거야. 그러면 과거로 간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 눈에만 보이는 건가? 근데 분명 원작에서는 엔딩 때 같이 찍은 졸업사진이 나왔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니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되게 찝찝했어.

그래도 그냥 해피엔딩으로 생각하는 게 맞겠지 싶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잠깐 찾아보니까! 이미 원작에서 해소된 부분이더라고. 한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설정은 과거에서 미래로 간 사람에게만 적용되고, 과거에서 미래로 간 사람은 아니래. 무려 감독 오피셜. 그걸 보고나니까 의문이 풀리면서 다 이해가 됐어.

다 쓰고 보니까 글이 굉장히 길어졌네😅 내가 이래서 요즘에는 콘텐츠를 잘 안 파고드는 편인데, 한 번 꽂히면 이럴 때가 있어. 아무튼 친구에게도 흥미로웠길 바라고 혹시 이런 나한테 추천해 주고 싶은 콘텐츠(드라마, 영화, 책, 공연 다 좋아)가 있다면 맨 아래 버튼 눌러서 남겨줘. 기회가 된다면 보고 후기 남길게!

요즘 일상이 되게 반복되는 느낌이라 뉴스레터에 뭘 쓸지 고민하는 때가 많아서 준비한 새로운 코너! 이름은 '이 주의 여행'이지만 이 주에 다녀온 여행이라는 의미는 아니고 그동안의 경험 속에서 좋았던 여행지를 꺼내서 소개하는 코너야.

(사실 내가 쓰는 모든 콘텐츠가 시기와 관계없이 이 주에 말해주고 싶어서 꺼내 온 이야기를 뜻하긴 해ㅋㅋㅋ)

그래서 좋았던 여행지 그 첫 번째는!!! 바로 순천만 습지야. 난 국내 여행을 좋아하는데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여행지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곳이 바로 순천이거든. 대학생 때 친한 친구 넷이서 갔던 내일로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라 바로 다음 해에 엄마랑 둘이서도 다녀왔었어. 사진 찾으려고 보니까 그게 2016년, 2017년이더라. 날이 좋아지면 또 한 번 가고 싶어.

왜 특히 좋았을까 생각해 봤는데, 광활한 갈대숲을 걸으면 탁 트이는 느낌이 들고 해 질 녘에 가면 더더욱 분위기가 좋았어. 봄보다 가을을 더 좋아하는 나라서 더 그랬던 걸지도 몰라. 순천이 전체적으로 되게 평화롭고 자연 친화적인 관광지가 많아서 마음에 들었어. 나랑 비슷한 여행 취향의 친구가 있다면 같이 순천 놀러가자😘

회사가 좋든 싫든 출근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잖아. 나도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면 아주 약간은 출근이 즐거울 때도 있어. 지금 나에게는 종종 회사 건물 1층에 나타나는 고양이가 그런 존재야.

아마 지하 사무실에 있다는 건물주가 밥을 주는 것 같은데, 희한하게 매일 있지는 않고 가끔 나타나는 애야. 자주 보진 않는데도 만져주면 좋아하고 골골대면서 파고들어서 엄청 귀여워. 덕분에 까만 바지에 하얀 털이 잔뜩 묻기도 하지. 그렇다고 내가 출근해야 한다며 엘리베이터에 타도 딱히 아쉬워하진 않아. 그게 바로 고양이들의 매력인가 봐🤣

아무튼 덕분에 힘든 지옥철을 타고 한껏 지쳐서 길을 걷다가도 회사 건물에 가까워지면 혹시 오늘도 고양이가 있으려나? 기대하는 재미가 있어. 그 귀여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이 주의 사진으로 준비했어!

사실 블로그를 쓰다가 포기하고 뉴스레터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뭔가 소재를 발굴해서 콘텐츠처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더 고민이 많아지고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인데, 고민하다가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방법을 생각해 보려고! 그럼 오늘 편지는 이만 마칠게. 안녕👋🏻